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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회에서 오랫동안 근무하시던 장로님이 은퇴할 즈음에 하도 열심히

성경절과 찬미가 가사를 외우기에 왜 그렇게 열심히 외우느냐고 했더니

참으로 기막힌 대답을 들었다.

이 다음에 혹 나이가 많아져 치매라도 생기는 날이면 괜히 쓸데없는 소리를 중얼거리기보다는

성경절을 외우거나 찬미가 가사를 중얼거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 말도 참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참이나 고개를 끄덕였다.

  오래전 안식일에 한 교회를 방문했더니 매우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날은 교인들이 아무도

성경이나 찬미가를 가지고 오지 않은 것이다. 찬미를 불러도 그냥 외워서 부르고 설교 시간에 성경절도

그냥 암송하는 것이었다. 설교하는 목사도 성경 없이 그냥 단에 서서 설교를 하고 있었다. 연유를 물었

더니 찬미나 성경을 늘 펴 놓아야만 하는 습관을 떠나서 하루쯤 외워서 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언젠가 야곱의 환난이 와서 성경이나 찬미가를 사용할 수 없는 시절을 대비하기 위해

이런 연습을 해 두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럴듯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참 고개를 끄덕였다.

  1960년대 초니까 벌써 50년도 넘은 일이지만 그때 교회에 나가면서 성경절을 많이 외웠다.

한참 열심히 교회를 다니던 때라 화요일과 금요일과 안식일에만 교회에 나가는 것이 아니라

아예 날이면 날마다 교회에 갔었다. 밤마다 성경 공부를 하는 것이 너무 좋았다.

하루 종일 아이스케키를 팔거나 나무를 해 오느라고 피곤하기 이를 데 없으면서도

교회에 갔다 와야 잠이 오곤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지금은 목사가 된 친구 김병모 형제가 이런 제안을 했다. 우리가 성경에서

어느 한 책을 택해서 깡그리 외우면 어떻겠느냐는 것이었다. 그것도 매우 좋은 생각이라고 맞장구를

쳐 주었다. 어느 책을 택할 것인가를 의논한 끝에 잠언을 외우기로 했다. 한 구절 한 구절에

우리 삶에 소중한 교훈이 들어 있으므로 이 책을 외우고 실천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만나기만 하면 잠언을 외웠다.

“다윗의 아들 이스라엘 왕 솔로몬의 잠언이라 이는 지혜와 훈계를 알게 하며 명철의 말씀을

깨닫게 하며 지혜롭게, 의롭게, 공평하게, 정직하게, 행할 일에 대하여 훈계를 받게 하며

어리석은 자로 슬기롭게 하며 젊은 자에게 지식과 근신함을 주기 위한 것이니 지혜 있는 자는 듣고

학식이 더할 것이요 명철한 자는 모략을 얻을 것이라 잠언과 비유와 지혜 있는 자의 말과 그 오묘한

말을 깨달으리라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어늘 미련한 자는 지혜와 훈계를 멸시하느니라”

( 1:1~7).

  생각할수록 구구절절이 뼈에 사무치도록 옳은 말씀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외우고 또 외웠다.

그래서 꽤 여러 장을 외웠다. 그러나 외우는 일을 오래 계속하지는 못했다. 우리는 오래지 않아

고향을 떠났기 때문이다혼자서 외우려니 썩 잘되지 않았다. 몇 년만 더 함께 있었더라면 잠언을

다 외웠을지도 모르겠다.

  그 시절에는 성경절을 참 많이 외웠다. 십계명을 외우고 재림의 허락을 외우고 목자의 시를 외우고

팔복을 외우고 또 외웠다. 성경 66개의 편명을 한 번 들이킨 숨으로 끝까지 외우는 내기를 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달달 외우는 것이 그렇게 신나는 일이어서 길을 가거나 혹 화장실에 앉아서도 외우고

또 외웠다.

  성경을 외우면서 가장 큰 자극을 받았던 것은 우필원 목사님의 전도회에 참석하고 나서부터였다.

내가 살던 고향에 오셔서 전도회를 인도하신 적이 있는데, 그때 성경을 찾아 읽어 드리는 일을 맡게

되었다. 그러나 어찌나 빨리 성경절을 외우시는지 도무지 따라 잡을 수가 없었다. 그 모든 성경절을

줄줄 외우시는 것이었다. 우 목사님은 정말 걸어다니는 성경이었다. 그래서 한번은 어떤 젊은 목사가

우 목사님께 이런 질문을 했다는 것이다.

“목사님, 목사님은 어떻게 성경절을 그렇게 많이 외우세요. 제가 문제를 하나 낼 테니까 한번 대답해

보세요.”그랬더니 우 목사님이 고개를 끄덕이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는 성경을 펴지도 않고

생각나는 대로“역대하 1 18절에는 무슨 말씀이 나옵니까?”하고 질문을 했더니 우 목사님이 빙긋이

웃으며”이 사람아, 역대하 1장은 17절까지밖에 없어.”라고 대답하시더란다. 깜짝 놀라서 성경을 찾아

보니 정말 역대하 1장은 17절로 끝나더라는 것이다. 그분이 성경절 외우시는 솜씨는 정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나는 열심히 노력은 했지만 돌이켜 보면 욕심만 앞섰지 실제로는 별로 많이 외우지 못했다.

세월이 지나면서 해마다 52기억절을 외우겠다고 다짐을 하지만 별로 실천하지는 못했다.

잠언은 읽는 책이 아니라 외워야 할 책이다.

“너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의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 3:5, 6).

“의인의 길은 돋는 햇볕 같아서 점점 빛나서 원만한 광명에 이르거니와 악인의 길은 어둠 같아서

그가 거쳐 넘어져도 그것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하느니라”( 4:18, 19).

“게으른 자여 개미에게로 가서 그 하는 것을 보고 지혜를 얻으라

미는 두령도 없고 간역자도 없고 주권자도 없으되 먹을 것을 여름동안에 예비하며

추수 때에 양식을 모으느니라”( 6:6~8).

“게으른 자여 네가 어느 때까지 눕겠느냐 네가 어느 때에 잠이 깨어 일어나겠느냐 좀 더 자자,

좀 더 졸자, 손을 모으고 좀 더 눕자 하면 네 빈궁이 강도같이 오며 네 곤핍이 군사같이 이르리라”

( 6:9~11).

  잠언을 다시 읽다 보니 그래도 성경 중에서 외우는 구절이 가장 많은 책이다.

그것이 내 삶을 깨우치는 손뼉 소리가 되고 등불이 되어 준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인자와 진리로 네게서 떠나지 않게 하고 그것을 네 목에 매며 네 마음판에 새기라”( 3:3).

“이것을 네 손가락에 매며 이것을 네 마음판에 새기라”( 7:3).

그렇다. 잠언의 구절들은 마음 판에 새겨야 할 금언(金言)들이다.

잠이 잘 안 오는 밤에는 천장을 바라보며 희미해져 가는 성경절을 다시 외운다.


~마라나타~


전정권`/ 전 한국연합회장, 전 시조사 편집국장, 은퇴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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