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 만발한 목련화를 보면서

by 서숙형 posted Jan 25,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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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중에 전에 살던 오하이오에서 한 성도로 부터 전화가 왔다.

눈이 그쳤는가 싶더니 또 눈발이 날린단다. 

도로  옆으로 눈 무더기가 꽁꽁 얼어붙어 있고

나무도 들판도 스산한 찬 바람으로 너무 너무 춥고 불편하단다. 

그러면서 물어본다.

"그곳은 날씨가 어때요?"

"음 . . . .  따뜻해요."

날씨 자랑을 무척  하고 싶은데

괜히 미안한 마음에 애써 자제를 한다.

 

우리가 사는 이곳

어느새, 낮에는 반팔이 아니면 더웁다.

눈이 오고, 날씨가 너무 추워 힘들다는 소식을 전화를 통해 듣고 있는데

시야에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만개한 목련화 한 그루가  확 들어 왔다.

보라색과 하얀색이  어우러진 고귀한 자태 그대로다.

" 아 ! 어쩌면. . . . . . . . . . . . "

 

나는 아직 한번도

이른봄, 목련화가 그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몽우리 진 상태에서 눈과 찬 서리로 얼어버리든지

한 두 송이 갖은 힘 다해 봉우리를 터 트리지만 하루를 견디지 못하고

늘 얼어 즉어 버렸다.

 

가장 춥다고 하는 1월에

화려하게 만발한 목련화를 보면서

이런 좋은 날씨를 누리며 사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아직도 내가 착각 하고 있는것은

나의  거주지는  1월의 추운 겨울에 있으면서

내 몸은  별 천지인 이곳

1월에 감히 상상도 할수 없는 

목련화가 만발한 이곳에 휴양을 와 있는 기분인 것이다

 

이곳의 화창하고 기분 좋게 하는 날씨가

내가 살았던 곳에 단 하루라도  허락 된다면

그곳에서는 아마 축제를 벌일 것이다.

날마다의 우리 감사  목록에

날씨가 꼭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요즈음,

안식일 마다 교회를 향하면서

남편과 하는 말이 있다

"눈, 안치워도 되겠네"

 

쌓인  눈을 치우다 보니 

신과 발이 다 젖었다며 양말 하나 더 가져오라던 말이

아련한 추억이 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