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란타인데이 때 늦은 고백

by 이도신 posted Feb 17,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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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님!

사장님한테서 꽃 받으셨어요? 하고 막내가 운을띠운다.

다른 직원들도 덩달아 한 마디씩 거든다.

 

사모님!

오늘 꽃 받으셨어요?  아님 초콜렛은요? 하며 합창으로 짓 누른다.

( 민망한 순간, 세포를 살려 주는 귀에 익은 소리가 메아리친다).

 

뭣 땜시 그런 것 받아야 된대.

오늘이 발란타이데이 아니예요?

오늘은  남자가 여자한테 그런 것 주는 날이예요.

 

뭔 소리여,

오늘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런것 주는 날이지.

나이먹으면 사랑으로 사는게 아니고 정으로 사는 것이야

꽃 한 송이 보다는 감자 한 파운드가 낫지

 

옛날에는 그럼 받아 봤어요?

그 때도 그런 날이 있었나? 

다 장사꾼들이 돈 벌려고 하는 건데 그것도 모르고 같이 놀아 나는거야.

늘 그랬듯이 오늘도 어쩌면 구구절절이 옳으신 말씀만 하시는지...

 

연애할 때는 발란타인데이가 아직도 수입이 안돼서 못했고

결혼해서는 애들 키우며 사는라고 바빠서 신경 쓸 여가가 없었고

나이 들어서는 다음해는 꼭 잊지말아야지 다짐하지만 건망증이 살아나서 그만.....

 

그냥 저냥 지내자니 송구하고

말로라도

내년에는 잊지않고 챙겨 드리겠다 약속한들

 

나는 매일 매일을 발란타인데이로 생각하고 살려하오

 

나만이 가꾸어 온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이 아름다운 나의 꽃을

하루도 쉬지 않고 물 주며 가꾸어 보여 드리면 어떻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