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공장

by 육흥숙 posted Sep 0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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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두공장

 

장하다 여전사들, 용사들, 여장사들이시여!
덩치도 그리 크지도 않은것이,
또한 젊지도 않은것이,
장사도 용사도 전사도 그런 장사, 용사, 전사들은 없을께다.

 

남성 금지구역은 아니나 남성들은 아니 보인다.
양배추 한상자 번쩍 들어 옮긴다.
양파 한자루를 거뜬히 들어 나른다.
다시 호박 상자 채 들어 올려 부엌으로....
계속 부엌으로 나른다.

 

와우! 재료만 보아도 질려버릴 지경인데,
상자 상자들을 보자 마자 뜯고 풀고 열어 가며 바쁘다.
양파들은 껍질 까서 물에 담근다,
양배추들도 껍질들을 벗겨 씻고 다듬어 채썰기 시작.
웬지 기계들은 쓰지 않는다.
양배추가 몇개나 되는데? 20개? 30개?
언제 다 썰어 내려고....

 

양파도 잘게 썬다.
매운 기운에 눈물이 흐른다.
그러나 계속 썰어 댄다.
도마 소리 깍둑 깍뚝 요란스럽다.

 

호박도 역시 한박스!
씻어 물 빼고 채썰기 시작이다.

 

누가 지시하지 않아도,
오는대로 알아서들 일들을 한 아름씩 맡는다.
싱크에선 끝없이 씻고 또 씻는다.
한 여 전사는 넛츠 종류들을 들들 간다.

 

마늘은 으깨고,
참깨는 후라팬에서 볶아 나오고,
다들 즐겁게 깔깔거린다.
그러면서 손발들은 잠시 쉼이 없다.
이 세상에서 이리 깨끗하고, 맛있고, 건강한 만두
어디있느냐고 자화자찬이다.

 

무엇이 이리 열정적으로 이들을 Drive해 가는 걸까!
계속 왔다 갔다 몸이 움직이고 손을 놀리고.....
Break Time도 없나?
화장실도 안가나?
한결같이 바쁘다.
혼자선 들수 없는 크나큰 양푼 가득 가득 채워져간다.
이제껏 애써 만든 만두속이다.
저녁식사는 하는둥 마는둥...

 

2차 작업 시작이다.
손들을 바삐 놀리고 속을 뭉쳐주면,
그것을 넣어 예쁜 만두들이 만들어 나오고,
눈 깜작 할 사이에 한 쟁반, 두쟁반, 나오고 또 나온다.

 

부엌으로 급히 나르는 여전사,
팔팔끓는 물옆에 대기하고 있는 여전사에게로,
차곡 차곡 찜통에 채워지면,
어느 사이 모락 모락 김 나는,
영양가득,
야채 찐만두 배출되어 나온다.

 

선풍기 앞으로 급히 날라다 놓으면,
따끈 따끈 찐 만두들,
시원한 바람 맞으며 몸을 식히면
예쁘게 포장하여 냉동고에 쌓인다,
그리고 최고의 맛과 질을 아는 입들을 기다린다.

 

무엇이 이리도 여전사들의 열정을 솟아나게 하는 것일까?
이 억척스런 여장부들의 힘은 데체 어디로 부터일까?
자정이 되도록 하루종일 에너지를 다 솟아 부엇건만,
아직 끝나가지 않는 일들을 보며 집에 돌아가기를 망설인다.

 

어느날 빛나고 반짝이는 넓~은
교회의 새 부엌을 만날 때까지 달려 갈 열정인가?

여전사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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